
[ psyche+note ] 일상의 심리를 기록하고 마음의 패턴을 읽어내는 노트입니다.
세번째는 앵커링 효과 입니다. 우리는 많은 선택을 하면서 삽니다. 선택을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기준이 이미 잘못되었다면 선택을 바르게 할 수 없겠지요. 처음 제시된 숫자나 기준에 강하게 끌리는 앵커링 효과의 심리를 알게 된다면, 기준을 다양하게 고려하여 바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앵커링 효과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 1. 문제 제기: 왜 우리는 처음 제시된 숫자에 끌릴까? 2. 효과 정의: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란? 3. 심리학적 배경 4. 구체적 사례 4.1. 쇼핑과 할인 가격 4.2. 부동산과 초기 매매가 4.3. 협상과 첫 제안의 힘 4.4. 일상 속 숫자의 함정 4.5. 영화와 대중문화 속 사례 5. 현대적 의미와 교훈 6. 결론: 첫 기준에 흔들리지 않는 사고법 |
1. 문제 제기: 왜 우리는 처음 제시된 숫자에 끌릴까?
백화점 세일 코너에서 “정가 30만 원 → 세일가 9만 원”이라는 문구를 보면, 사람들은 마치 엄청난 기회를 잡은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애초에 30만 원이 과장된 가격이라면 실제로는 별로 싸지 않을 수 있다.
부동산에서도 비슷하다. 집을 보러 갔을 때 처음 제시된 매매가가 높으면, 이후 가격 협상이 진행되어 조금 깎이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싼 거래’라고 느끼게 된다.
이처럼 인간은 처음 주어진 숫자나 기준에 강하게 끌리고, 그 뒤의 판단을 그 기준에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바로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다.
2. 효과 정의: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란?
앵커링 효과란 어떤 숫자나 정보가 최초에 제시되면, 그것이 기준점(anchor)이 되어 이후 판단이나 결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인지적 편향이다.
사람들은 첫 정보가 임의적이거나 무의미하더라도 그것을 기준 삼아 판단을 내린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한국의 인구가 2억 명이 넘는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묻고 이어서 실제 인구를 추측하게 하면, 그 사람은 실제보다 더 높은 수치를 말하는 경향이 있다. 처음 제시된 숫자가 ‘닻’처럼 마음에 걸려 판단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3. 심리학적 배경
앵커링 효과는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연구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다. 그들은 무작위 숫자를 돌린 뒤, 참가자들에게 미국 대통령의 나이를 추측하게 했다. 무작위 숫자와 실제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었지만, 숫자가 높게 나온 그룹은 더 높은 나이를 추측했고, 낮게 나온 그룹은 더 낮은 나이를 추측했다.
이는 인간의 판단이 합리적 계산보다 초기 정보에 의존하는 직관적 휴리스틱에 의해 쉽게 왜곡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학에서도 이 현상은 큰 의미를 가진다. 전통 경제학은 인간을 합리적 존재로 가정했지만, 행동경제학은 앵커링 효과를 통해 인간의 비합리성을 실증적으로 드러냈다.
4. 구체적 사례
4.1. 쇼핑과 할인 가격
대형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정가 대비 70% 할인” 같은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 여기서 정가 자체가 비현실적인 가격일지라도, 사람들은 그 수치를 기준으로 삼는다. 결국 ‘70% 할인’이라는 말이 실제 가격의 합리성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4.2. 부동산과 초기 매매가
부동산 거래에서 집주인이 처음 제시하는 매매가는 협상 과정 전체를 좌우한다. 예컨대 시세가 5억 원인 아파트를 처음부터 6억 원에 내놓으면, 5억 5천만 원에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매수자는 ‘꽤 잘 깎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은 시세보다 비싸게 산 것이다.
4.3. 협상과 첫 제안의 힘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협상에서 처음 제시한 쪽이 유리하다. 자동차를 살 때, 판매자가 제시한 첫 가격이 높으면 구매자의 반론 가격도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반대로 낮은 가격을 먼저 제시하면 협상 범위 전체가 낮아진다.
실제로 법정에서도 배상금 산정에서 원고 측이 높은 금액을 요구하면, 최종 합의금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4.4. 일상 속 숫자의 함정
앵커링 효과는 일상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 시험을 치른 학생이 예상 점수를 말할 때, 친구가 먼저 “한 80점 정도 아닐까?”라고 하면 그 말에 영향을 받는다.
- 식당에서 메뉴판의 가장 비싼 메뉴는 실제로 많이 팔리진 않지만, 다른 메뉴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도록 기준점을 만들어준다.
- 신제품 가격을 정할 때도 ‘프리미엄’ 모델을 먼저 제시하면, 중간 가격대의 제품이 더 합리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있다.
4.5. 영화와 대중문화 속 사례
영화 The Big Short에서는 금융 위기 이전, 은행들이 복잡한 금융 상품을 팔 때도 앵커링 효과가 작동했다. 투자자들은 초기 수익률 수치에 현혹되어, 그 상품이 얼마나 위험한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
드라마나 예능에서도 “첫 제안”은 긴장감을 만들고, 이후 모든 대화의 흐름을 결정하는 장치로 자주 활용된다.
5. 현대적 의미와 교훈
오늘날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는 수많은 가격과 정보를 접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앵커링 효과가 더욱 강하게 작동한다.
온라인 쇼핑몰은 의도적으로 ‘정가’를 높게 설정해놓고 할인율을 크게 표시한다. 알고 보면 정가는 실제 판매된 적이 거의 없는 수치인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 기준에 영향을 받는다.
투자에서도 초기 제시가 중요하다. 스타트업 기업가가 처음 투자금을 크게 제시하면, 이후 협상에서도 높은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쉽다. 반대로 낮게 시작하면 그 이미지가 굳어져 투자 규모가 작아진다.
개인은 앵커링 효과를 의식적으로 경계해야 한다. 어떤 숫자를 접했을 때, 그것이 정말 근거 있는 수치인지, 단순히 첫 제안일 뿐인지 따져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6. 결론: 첫 기준에 흔들리지 않는 사고법
앵커링 효과는 인간의 사고가 얼마나 쉽게 초기 정보에 끌리는지 보여준다.
쇼핑, 협상, 투자, 인간관계 어디서든 이 편향은 작동한다.
하지만 이를 인식하면 대비할 수 있다. 숫자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다른 기준을 찾아 비교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첫 제안의 유혹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더 합리적이고 주체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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